
예로부터 “머슴에게 인색한 주인은 오래가지 못한다”는 말이 있었습니다. 머슴이란 곧 주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일하는 존재이고, 그들의 노동 없이는 집안이 굴러가지 않았습니다. 하지만 정작 주인은 머슴을 가볍게 여기거나, 최소한의 밥과 잠자리만 제공하고 더 이상은 돌보려 하지 않았습니다. 눈앞의 비용만 아끼려다 결국 더 큰 손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곤 했습니다.
오늘날 우리는 머슴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지만, 회사와 근로자의 관계를 떠올리면 이 옛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. 회사가 운영되고 성장하는 데에는 근로자들의 성실한 노동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.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훌륭한 경영 전략이 있더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. 그런데도 여전히 일부 기업들은 근로자를 ‘비용’으로만 바라보고, 법에서 정한 최저한의 기준만 맞추면 된다는 식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근로기준법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기준을 정해놓은 장치입니다. 기본적인 임금, 근로시간, 휴게시간, 휴일 등을 강제로 보장하여 근로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.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바닥선일 뿐입니다. 형편이 되는 기업이라면 그 기준을 넘어 근로자들을 더 존중하고 대우하는 것이 마땅합니다. 마치 집안 살림이 넉넉한 주인이 머슴에게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 것처럼, 기업도 사정이 된다면 근로자들에게 더 좋은 환경과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. 그래야만 함께 오래 걸어갈 수 있습니다.
문제는 현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. 회사는 성장하고 매출이 늘어나도,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복지에는 그만큼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“법에서 정한 기준은 다 맞췄으니 불만이 없다”는 태도는 겉으로는 당당해 보이지만, 결국 내부의 신뢰를 갉아먹습니다. 직원들이 회사를 단순히 ‘잠시 거쳐 가는 곳’으로만 여기게 되면 조직은 안정성을 잃고, 좋은 인재들은 떠나게 됩니다.
한 사람의 근로자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주체입니다.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고, 회사의 이익이 다시 사회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건강한 사회가 유지됩니다. 그런데 이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, 결국 회사도 사회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.
머슴을 귀하게 여기는 주인 밑에서 머슴은 더 열심히 일하고, 주인은 더 큰 풍요를 누렸다는 옛이야기처럼, 근로자를 존중하는 기업은 결국 더 멀리 갑니다. 단순히 법의 최저 기준을 맞추는 것을 넘어서, 사람을 귀히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일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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